광화문 미진 정보
광화문 미진
주소: 서울 종로구 종로 19
영업시간: 10:30~21:00(20:30라스트 오더)
전화번호: 0507-1342-6198
초등학교 때 부터 광화문에 가면 가족들끼리 미진에 갔다. 아직도 한옥 양식의 메밀국수 집에 '메밀의 효능'이 크게 써붙여져 있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어릴 때 책을 좋아했던 나는 밖에 외출하면 꼭 교보문고를 가고 싶어했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교보문고에 가는 날에는 저녁으로 여기서 메밀을 먹었다.
내 인생 첫 냉메밀은 여기였다. 그러니까, 밖에서 먹는 모든 냉모밀의 기준이 광화문 미진이었다는 것이다. 이 후 밖에서 사먹는 냉모밀은 미진보다 만족스러운 곳이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내 기준에 모밀은 육수, 무, 김이 무한 제공 되어야 하는데, 그런 집이 미진 밖에 없었던 것이다. 내 마음 속의 넘버원 메밀집 미진. 내 취향껏 마구마구 김과 무를 넣을 수 있는 맛집. 양은 또 얼마나 많은지, 그냥 돈까스집에서 주는 모밀의 제곱은 된다. 그래서인지 갈 때 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저녁에 근처에 볼 일을 보고 학원 가기 전에 시간이 나서 광화문 미진에 갔다. 5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근데 또 기다리니까 10분도 채 안되서 입장이 가능했다.
이 식당은 5년 연속 미슐랭 빕구르망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미슐랭이 보는 눈이 좀 있는 것 같다. 빕구르망을 항상 밥구르망이라고 읽는 나.
메뉴판이다. 가격이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 새삼 물가가 아주 많이 올랐다는 것이 체감되었다.
메밀 하나에 11,000원 하는 시대라니 너무 무섭다.
혼자서 갔는데 4인 식탁에 자리가 나서 혼자 차지했다. 막국수와 냉메밀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역시 클래식 같은 냉메밀을 선택했다. 이거 안 먹고 가면 후회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 취향은 갈은 무와 김을 듬뿍 듬뿍 넣는 것이다. 욕심쟁이처럼 많이 많이 넣는다. 달콤한 육수와 김과 무, 메밀면의 담백한 조화.. 다시 글쓰는 이 와중에도 또 먹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막국수를 먹는 걸 옆에서 지켜봤는데 막국수도 맛있어 보였다. 다음에는 다른 사람과 와서 메밀 한 판씩 나눠 먹고 막국수도 먹어보고 싶다. 추워지기 전에 먹어보고 싶다. 추워지면 온면도 맛있다. 우동 국물에 메밀면이 들어가 있는 건데 맛있다. 근데 또 막상 시킬 때 냉메밀이 더 맛있으니까 덜덜 떨면서 냉메밀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는 맛이 가장 무서운 법이다. 아니까 먹고 싶어진다.
친구들은 미진 예전 맛이 아니라고 했지만 나에게는 충분히 맛있는 맛이었다. 내 입이 둔한가? 예전처럼 맛있었다. 그런 걸 보면 추억을 먹고 있는 것일지도? 이런 추억들이 많이 많이 쌓이면서 내 취향이 되고 내 입맛이 되는 것 같다. 또 많이 많이 쌓아놔야지. 더 재밌게 살아야지. 냉메밀을 떠올리며 그런 생각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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